귿바이 2008, 헬로 2009

지나간 2008년의 안부 따윌 물어야 할까.

이번에도 어김없이 새해의 첫날은 오고야 말았다.


매일매일 해돋이를 보는 까닭에

일출을 보러 바다로 향하는 이동은 접어두었다.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

다들 연말의 찌꺼기를 토해내고 싶은 걸까.

아니면 연초의 액땜을 미리 해두고 싶은 걸까.

까칠해진다. 마치,

나 여기 선 사람중에 가장 까칠해요. 라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

기분이 너무 상해서. 정말 속상하다 라는 말처럼

속이 시커멓게 상해버려서 가슴 한켠이 찍힌 것처럼 아팠다.


길은 또 왜 이리 막혀.

모든 사람들의 감정이 격해서, 격해져서 병목현상이 생긴건 아닐까.

생각되서 눈을 감았다.

창가는 흐려지고, 히터의 온기가 몸을 감싼다.

얼마정도 의식을 끊었을까. 눈을 떳을때도 더디게 천천히 이동 중.


친구를 만난다. 역시 좋다.

언제 그랬냐는 듯 실타래처럼 엉킨 마음은 안정을 찾는다.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없는 위치에 각각 지내오면

안타깝게도 전할 수 있는 말은 안부를 전하는 것 밖엔 없다.

어떻게 지냈는지, 어떻게 살아갈건지.

그래도 그걸로도 좋다. 나는 이제.


약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한살 한살 더할수록

속은 무르고 약해져만 가서 모든 것이 안타깝다.

강해지는 건, 겉 껍데기 뿐인가 한다.

굳은 살처럼. 갈라진 굳은 살처럼 겉으로는 단단하다. 난 아주


나와 관계를 둔 모든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2008년을 접는다.

미련따윈 1리도 없는 2008. 귿바이.

헬로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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